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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간은 이 책을 읽었다. 생각보다 요즘은 내가 가진 포트폴리오의 하락이 컸으며, 회사에서도 최근에 새로운 팀의 팀장으로 이동한 후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이 복잡할 때 이렇게 저렇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의견을 흔들림 없이 들려주는 선배가 있다는 것은 상당히 복받은 일인 것 같다. 나에게는 현실의 멘토가 한 명 있지만, 그 외로 김동조 님의 에세이들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김동조님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내가 후배들에게 되어주고 싶은 선배의 모습을 담고 있다. 단순히 돈이 어떻네 시장이 어떻네가 아니라, 살아가면서 주변을 돌아보는 세상 관찰자이자 안내자의 모습이랄까?

 

이 리뷰를 작성하기 전에 마침 2월 말에 그의 다른 서적인 '모두 같은 달을 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꾼다'를 리뷰했던 글을 읽어보았다. 그 때도 신사업팀에서 새로운 론칭을 앞두고 회사 생활을 고민하고 있었나 보다. 참고로 그 신사업은 회사에서 접었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조사한 결과 이제 점점 안정적으로 고객이 모여드는 시점에 투자사에서 돈이 안된다고 얼른 접으라고 했었단다. 

 

요즘 나는 무척이나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 

 

몇 가지 오퍼를 받으면서 이직을 생각했었는데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그 결과 회사에 남기로 했다. 빠르게 성장하던 회사에는 내부적인 정비가 뒷전이라 탈이 많다. 현재 재직중인 회사가 마침 그러했고 작년 말부터 뼈를 깎는 비용절감과 수익성 없는 사업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가고 술렁였으며, 나 역시 그 중의 하나였다. 아닌 척은 했었지만... 

 

하려고 치열하게 고민했던 사업 기획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회사가 뒷전이되었다. 잘 챙겨보지 않던 주식시장을 기웃거리기도 해본다. 시장이 하락해도 개인적으로 상상하는 미래가 있는 기업에는 즐겁게 정기적으로 투자하는 편이었는데, 실제 직업이 꼬이면서 도피한 시장에서는 시장의 마이크로한 점만 보게되었다. 물론 그 덕분에 오히려 단기 수익은 발생했지만 즐겁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렇게 들어간 알라딘에서 아직 읽지 않은 김동조님의 마지막 책을 구매했다. 사실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이나 '모두가 같은 달을 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꾼다'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뭔가 비슷한 이야기가 적혀있다는 느낌이다. 또한, 나처럼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가리지 않고 읽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을 때 상당히 많은 예시와 사례들이 익숙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르겠따.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이 좋았다. 이 책을 읽던 1시간의 출근길이 지난 2주간의 출근길의 위로였다. 계산해보면 이 책을 출간했을 때 즈음이 지금의 내 나이가 아니셨을까 하는데, 동일 선상에 두고보니 내가 참 부끄러워졌다.

 

이 책에는 사랑이라는 주제(매력, 쾌락, 연애, 결혼, 동거, 편애), 삶이라는 주제(몰입, 생각, 죽음, 인생, 잠재력), 사회라는 주제(시장, 정치, 제도) 등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잡학다식을 주제로 내는 수많은 책들이 지식을 설명하려 들지만, 김동조님의 책은 과거에도 지금도 그냥 남을 가르치려 든다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담담히 읊조리는 기분이다. 다만, 거기에 늘 경제학적인 시각이 강하게 박혀있다.

 

점잖지만 멋있게 늙어가는 30~40대의 남성의 모습을 찾는다면, 사회를 바라볼 때 자신만의 시각을 가진다는 것이 어떤 힘을 가지는지를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일독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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