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지난 한 달간 출근길에 하나씩 하나씩 읽었던 책인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트레이더 김동조님이 가장 최근에 썼던 책인 '모두 같은 달을 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꾼다'를 읽은 이후에 그의 이전 책들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가 조금 더 젊었을 때는 어느 정도의 내공이었을지가 궁금해서 이 책을 집어들었다. 지금과 같은 유연함이나 뭔가 글에서 느껴지는 푸근함은 없고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이었지만, 경제학이라는 일관된 프레임에 입각하여 주변 일들을 관찰하며 쓴 책이라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재미난 책이었다.
이전 글: [리뷰] 모두 같은 달을 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꾼다 - 김동조 마켓일기

이 책은 상당히 재미있다. 김동조 작가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명확한 프레임이 있고, 이를 통해서 세상의 단면들을 해석하기 때문이다. 주제별로 전혀 다른 프레임과 잣대 없는 해석을 내놓는 사람이 너무나 많은 세상에서 자신의 기준점을 가진 사람의 글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도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가장 잘 배웠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떠한 콘텐츠가 아니라, 현상을 바라보며 해석하는 삐딱한 시선뿐만 아니라 연구나 서비스, 정책의 기획을 위한 방법론 들을 배웠다는 점이다.
저자 김동조님의 첫 책인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은 내 삶 주변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주제를 놓고 경제학적 프레임으로 현상을 해석하는 책이다. 경제학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것이 모두 숫자일 것이라 생각했던 단순한 내 생각과는 달리 일상에서도 기본적인 경제적 원리를 접목하여 어떤 선택이 더 효용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그의 시각을 공유받을 수 있다. 이는 새로운 시각으로 오늘의 선택이 더 효과적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책은 기본적으로 3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Part I. 경제학 프리즘으로 세상 바라보기
Part II. 후회 없는 인생 설계하기
Part III. 전략적 또는 철학적으로 자기 계발하기
커다란 3개의 파트에 걸쳐 범죄, 정치, 차별, 경쟁, 결혼, 이혼, 교육, 인센티브, 연봉협상 등 우리가 접하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현상을 경제학이라는 프리즘으로 바라보고, 우리가 인생에서 하는 중요한 선택들에 대해서도 단순히 당위적인 선택의 명분을 넘어서 실효성을 저울질 해본다. 마지막으로는 자기계발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관한 이야기인데 비교적 글이 짧고 공감이 되지 않는 글들도 있다. 이는 30대 중반이 넘어가며 나도 나름의 시각이 있는 부분이라 공감이 되지 않는 정도가 있다고 보면 되겠다.
나는 후배들에게 자주 그런 말을 한다. "항상 변화하는 현상에 흔들리지 마라. 변하지 않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저자는 나와는 전혀 다른 입장을 취한다. 본질이나 당위를 주장하는 개인의 언행과 논리를 믿지 않고 그가 행동하는 모습, 즉 현상 그대로가 그 사람을 대변한다고 주장한다. 조금 맥락은 다르지만, 그의 주장에 충분히 공감하고 마지막까지 그렇다면 나는 어떤사람인가를 질문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후배들에게 이러지 마라 저러지 마라고 하면서 나는 정말 그러지 않고 있는가? 반성하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 책과 동일하게 놀란 지점은 다양한 영화, 인터뷰, 책의 내용을 적재적소에 인용함으로써 글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경제학적 해석의 소재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책을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읽게 해주는 커다란 힘인 것 같다. 얼른 그의 두 번째 책이었던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읽고 싶어진다.
![]() |
|
'책장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뷰] 김동조 에세이를 읽고서...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 (0) | 2020.10.23 |
---|---|
[리뷰]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의 자전적 에세이, 꾸준히 삶의 규칙을 만들어 가자 (0) | 2020.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