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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년간 성장성이 있는 종목보다는 안정성이 있는 종목을 선호해왔으나, 사실 요즘 돌이켜보면 도무지 무엇이 안정성인지 잘 모르겠다. 한 때는 안정적인 실적, 한 때는 배당, 한 때 그 외 각종 숫자로 무장된 안전마진이라고 생각했는데 3년간의 실험은 이제 그만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좀 더 우리나라 시장이 좋아하는 성장성에 방점을 두는 투자를 하여야겠다. 매매 주기는 당연히 지금 정도로만 유지하면서...

 


지난 글에서도 밝혔지만 나는 SK텔레콤이라는 거대한 회사가 안정적 캐쉬카우와 현금 배당을 넘어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의 콘텐츠 핵심은 그 방식이 무엇이 되건 결국 빠르고 재미있고 유익한 방향으로 진화하되, 5G의 속도에 맞도록 변해갈 것이다. 예를 들면 무인자동차가 상용화되기 시작해도 여기에는 5G의 빠른 속도가 중요할 것이고, 그 무인자동차 안에서 이동중에 사람들이 소비할 콘텐츠 또한 5G의 속도에 맞는 고화질과 화려함이 뒷받침 될 것이다.

 

지난 글: [투자] SK텔레콤 상승의 시작. T맵 스핀오프를 통한 통합 플랫폼을 꿈꾸나?

 

SK텔레콤을 포트에 편입하면서 여러가지 이슈들을 점검 중인데 중요한 하나를 오늘 살펴보고자 한다.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망 중립성 관련 이번의 개정안과 그에 따른 망 이용료의 논란인데, 특히 해외 콘텐츠사업자(CP)에 대한 망 이용료 부가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시각으로 보면 국가적인 사안이기도 하다. 해외CP가 국내 인터넷 인프라를 무료로 사용하면서 벌어들이는 수익과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가 그 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을 위해 이용료도 못받고 자기 돈으로 망을 깔고 있다고 생각하면 뭔가 이상하기 때문이다. 이건 뭐 현대판 봉이 킴선달로 봐도 된다.

 

그런데 이러한 망 중립성 논란과 망 이용료 부가 등의 이슈가 코로나19와 넷플릭스의 성장 등으로 인해 재점화되면서 이미 국내 ISP로서는 과점적 지위와 지배적 시장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한 SK텔레콤(그리고 그 소속의 SK브로드밴드)은 단순한 5G망으로 인한 이익 성장을 넘어서는 성장을 보여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망 중립성과 망 이용료란?

우선 망 중립성이라는 개념을 보자. 망 중립성이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인터넷 망과 통신망을 이용하는 데에 있어 누가 얼만큼을 쓰느냐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돈을 내야한다는 개념이다.

 

기존에는 국내외 CP의 트래픽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굳이 이용료를 내지 않아도 통신사들이 설치한 망을 통해 CP들은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 오히려 이를 위한 망 설치 비용 등은 통신사에서 요금제에 따라 요금을 지불한 소비자의 몫이었다. 그런데 시대가 변해가면서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모두가 온라인인 상태가 절대적인 이 시대, 나아가 이용하는 콘텐츠가 동영상이 되어 트래픽이 급증한 이 시대를 맞이 하면서 통신사들의 통신망 관리 비용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100이라는 용량의 망을 깔아놓고 소비자들에게 통신사업을 제공하는데, 어떤 기업이 50의 망이 필요한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쳐보자. 그러면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그렇다고 쳐도 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나머지 사람들은 100이라는 망이 아니아 50이라는 망을 나눠 써야하는 상태가 발생한다. 
그러다 보면 느려지는 인터넷에 대한 고객 불만 등이 발생하게 되는데, 지금까지는 망 관리를 책임지는 통신사들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결국 선택을 해야한다. 1) 그 특정 기업에게 할당 가능한 망을 제한하거나 2) 추가 사용하는 만큼 이용료를 부가함으로써 돈을 벌어들여 추가 망 설치를 하고 유지보수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망 중립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1번 옵션은 하면 안된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므로, 2번을 통해서 국내외 CP에게 돈을 받겠다는 것이 통신사의 입장이다. 그런데 해외 CP가 이 돈을 못 내겠다고 하면서 요즘 이 이슈가 정말 통신사 수익 개선의 논의의 중심이 되었다.

넷플릭스, 무엇이 문제인가?

이 논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회사는 넷플릭스(Netflix)이다. 이전에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의 논란도 있었는데 굳이 넷플릭스가 최근들어서 언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직접적인이유는 SKB, 즉 SK브로드밴드와의 2020년 소송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2017년 23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나 2020년 현재 328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료 사용자의 62%가 20~30대로 모바일을 통한 스트리밍을 주로 즐기는 세대이다.이에 따라 매출도 2018년 34억에서 현재 2020년 현재 4월 439억원이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넷플릭스의 등장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IPTV를 비롯해 온라인에서 VOD 건당 결제가 이루어졌다. 즉 한 편을 보기 위해서 적게는 500원에서 많게는 10,000원 이상의 콘텐츠 이용료를 냈다. 이러한 제도는 사람들이 한번에 여러 편의 동영상을 볼 수 없게 만드는 구조이다. 그런데 넷플릭스를 선두로 한 영상 구독 경제 서비스의 등장은 통신사 망 운영에 커다란 부담을 주는 트래픽 폭증을 가져왔다.

 

넷플릭스를 언급하지만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유튜브와 같은 해외 CP는 이미 국내 인터넷트래픽의 67.5%(상위 10개 사업자 기준)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특히, 유튜브는 국내 동영상 트래픽의 약 90%를 점유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 망 유지보수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가지고 있지 않고 있다. 바로 이 지점이다. 커다란 트래픽 폭증을 가지고 오며 통신사들이 설치한 망을 마음껏 쓰며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있지만, 이들은 책임을 지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실제로 이전에 엄청 많이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던 국내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대부분이 사업을 접었는데, 이 이유 중 하나가 단순한 이용자 부족보다는 국내 CP에게 보가되는 망 이용료로 인한 수지타산이 맞지 않음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해외 CP는 어떠한 망 이용료도 없이 달콤한 과실만을 채집해가고 있는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우리나라 정부의 입장이나 통신사의 입장에서는 정당하게 망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을 권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시대의 변화로 인해 지난해 이동통신 3사 SKT, KT, Uplus는 5G 네트워크 확장에 8조원을 투자했다.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였다. 그런데 이 확장된 망을 이용하는 국내 동영상 시장의 60~70%를 점유한 해외 CP들은 어떠한 이용료도 내지 않는다. 반면, 네이버는 매년 700억원 이상, 카카오는 300억원 이상의 망 이용료를 내면서 망 이용에 대한 책임을 분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자사의 글로벌 정책을 이유로 망 이용료 대신 데이터센터에 캐시서버를 무상 설치해주겠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이용료 지불을 거절하고 있다.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겠다고 하면서 실제 일부 해외국가에서의 행동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

해외의 사례는?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을까? 실제로 망 중립성을 강조하면서 넷플릭스가 전 세계에서도 동일한 갈등을 겪어 왔지만, 해외에서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를 해당국의 통신사에게 지불하는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가 호구냐....?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2014년 컴캐스트를 시작으로 버라이즌과 AT&T, 타임워너케이블 등 다수 ISP에게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 근거는 넷플릭스의 트래픽에 따른 망 속도 저하 등에 관한 소송에서 졌기 때문이다. 동일한 논리인데 미국에서는 돈을 지불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프랑스에서 공정거래위원회를 거친 분쟁과 대법원 심결 끝에 구글과 넷플릭스가 대형 통신사인 오렌지에 망 이용료를 지급하게 되었다. 심지어 여기에는 망 이용료를 내지 않으면 통신사가 CP의 접속용량을 제한할 수 있는 판례까지 있다. 추가로 독일에서도 도이치텔레콤 등이 구글에게 망 사용료를 받는다.

SK텔레콤과 넷플릭스의 소송은 무엇인가?

SK텔레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SK브로드밴드가 코로나 사태 이후 넷플릭스의 국내 이용자 급증에 따른 과도한 트래픽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일본 간 국제 망 용량 증설 비용과 국내 통신망 용량 증설 비용을 넷플릭스도 함께 부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넷플릭스 트래픽은 일본서버에서 들어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가 지난 1년 동안 100억원가량의 연간 해저 케이블 임대료를 통해 400기가 비트급의 한국-일본간 국제 회선을 증설했다. 일본 넷플릭스 보조 서버로 연결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영상 품질을 유지시켜 송출하기 위해서였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망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캐쉬서버를 증설하겠다는 정도의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법원이 넷플릭스가 돈을 낼 필요가 없음을 확인해달라는 맞소송을 낸 상태이다.

 

넷플릭스의 입장은 한결 같다. SK텔레콤이 고객에게 받는 요금이 있는데 넷플릭스가 추가로 망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이 이중청구라는 입장이다.

이제 받을 근거가 마련되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아무래도 넷플릭스의 성장이 워낙 두드러져서인지 언론에서 조차 이번 망 중립성 관련 개정안을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이나 ‘넷플릭스 규제법’으로 부르고 있다. 이 법과 관련해서 살펴보면 5월 20일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는 해외 CP에 대한 망 이용료 부과 근거가 마련되었다.

SK텔레콤과 같은 통신사에게는 망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면서 이익을 확대할 수 있는 호재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용자 수와 트래픽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한 기준에 해당하는 부가통신사업자의 경우 서비스 안정수단 확보, 이용자 요구사항처리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며 해외사업자도 국내 대리인을 선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조항은 해외 CP가 국내 인터넷 인프라에 무임승차해 책임과 비용은 지지 않고 수익만 가져가는 것을 막자는 취지로 신설됐다.


즉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해외 콘텐츠사업자도 이제는 국내의 망 안전성응 위한 기술적 책임과 의무를 가져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사실상 우리나라 통신사들의 비용을 줄여줌과 동시에 기존 우리나라 콘텐츠사업자들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해외 CP들과의 경쟁에 열위였던 부분이 상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에게는 어떤 이익이?

개인적으로 이 논란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일어날 수밖에 없는 미래를 그려보자면 해외 CP들이 인터넷 망 이용에 대한 유지와 보수의 의무를 통신사와 공동으로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기초적인 법안이 마련되었으니까! 한편, 이로 인해 국내 CP 또한 기존 보다 망 이용료에 대한 부담을 더 많이 지게 될 가능성도 생겼다. SK텔레콤과 같이 망을 보유한 입장에서는 양쪽 모두 호재라고 생각된다.

 

결국 SK텔레콤은 이전까지 회사가 스스로 비용을 지불해서 부담스럽게 확장하고 운영하던 망 설비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정당하게 많은 사업자들에게 이용료를 청구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이익율을 개선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 것이다. 추후 5G의 확장 등으로 좀더 다양하고 고용량의 서비스와 콘텐츠가 많아진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SK텔레콤과 같은 통신사 입장에서는 만세 아닐까?

 

마치 고속도로나 일반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우리가 세금에서 모두 도로유지 보수비를 내는 것처럼, 정보와 콘텐츠라는 재화가 오가는 가상의 도로의 정비를 위해서도 유지보수비를 지불해야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그 외에도 SK텔레콤에게는 너무나 다양한 미래가 있으니 긍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지난 글: [투자] SK텔레콤 상승의 시작. T맵 스핀오프를 통한 통합 플랫폼을 꿈꾸나?

 

*매수 추천이 아닙니다.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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