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와디즈를 통한 스타트업 투자에 관한 생각 - 삼정하누편

2년 전에 와디즈를 통해서 삼정하누라는 회사에 투자했다. 얼리버드 조건으로 7주를 기준으로 총 10주를 투자했다. 당시 첫 투자에 얼리버드 투자자들에게 주어진 혜택이 투자한 금액의 최대 80% 만큼 바우처를 제공하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를 통해서 1년에 약 90만원 가량의 고급 쇠고기를 삼정하누 본점에서 무료로 먹거나, 명절 때마다 가족들에게 양질의 쇠고기를 선물하고 있다.

 

삼정하누와 모회사인 설로인은 한번씩 와디즈를 통해서 새로운 시도의 일환으로 다양한 상품들을 와디즈를 통해서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그보다 개인적으로는 6월 말 거의 2년 만에 오픈하는 삼정하누의 상환전환우선주 지분투자 소식을 듣고 나름의 지지의 글로서 기록을 조금 남겨보고자 한다. 

 

2018년 11월 펀딩

2018년 11월에 삼정하누가 와디즈를 통해서 펀딩을 할 때 기업가치는 약 57억이었고 주식의 조건은 보통주로 1주당 475,000원이었다. 프리미엄한우라는 키워드를 통해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고 내 기억이 맞다면 당시에 고급 한우 브랜드나 오마카세 시장이 급성장하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당시에 얼리버드 투자자들에게 특히 7주 이상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내세웠던 혜택은 투자금액의 80%에 해당하는 바우처를 지급하는 것이었고 동시에 매 년 첫 바우처 사용시 모엣 급 고급 샴페인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 외에 설로인 VIP Event 우선 초청이나 주주파티, 시식회 등의 이벤트 초청이 있었다.

 

당시에는 본점인 역삼점과 2개의 가맹점(신사점, 광화문점)이 있었고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중이었다. 지금 시점에서 돌이켜서 과거 투자 상품을 다시 살펴보니 삼정하누라는 단일 브랜드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지속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2020년 목표 매출이 54억, 순이익은 7억원이다. (이후에 다루겠지만 이번 펀딩 소개글에서의 2020년 목표는 이보다 적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런 스타트업들의 젊은 대표와 이사들은 새로운 신사업을 찾기 위해 다양한 피벗을 시도하고, 새로운 사업들을 모색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들은 삼정관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추가동력을 달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적정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상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상품과 브랜드를 개발한 것 같다.

2018년 펀딩 당시 목표 매출(출처: 와디즈)

 

2020년 6월 펀딩

그렇다며 이번 펀딩은 어떠할까? 우선 증권발행조건을 통해 공개한 기업가치는 약 75억원으로 2년간 약 30%가까이 뛰었다. 보통주로 1주당 475,000원에 투자했던 주식의 주당 가격은 600,000원이 되었다. 다만 조건은 상환전환우선주로 변경되었고, 이에 맞게 몇 가지 조건들이 붙었다. 최저배당이율은 발행금액 연 1%, 상환 이자율 연 단리 4%, 전환조건은 보통주 1:1 전환이다. 이전 투자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 투자에는 소득공제도 가능하다.

 

이번 투자에는 얼리버드 투자자의 해택은 없다. 7주 이상 투자시 삼정하누 바우처를 45% 제공하여 이전 투자보다는 적은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단순히 80%와 45% 혜택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추가로 설로인 프라이빗 다이닝 초대권 4매 (66만원 상당)을 제공하며, 삼정관 가맹계약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기본 가맹비를 면제한다는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2018년 투자 당시와 달라진 점은 설로인(주)의 외식업 자회사로서 '삼정하누' 한우 구이 전문점 외에도 한우 내장 및 탕 브랜드인 '삼정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에 3개였던 지점에서 도산공원점이 늘어나 4개 매장으로 늘어났고, 경영진의 라인업도 달라졌다. 기존의 CEO가 COO로 운영을 총괄하고 전략 컨설턴트 출신의 설로인 CEO가 삼정하누의 CEO 역할까지 맡게되었다. 삼정관의 공격적인 진출과 가맹사업을 위해서 가맹사업을 총괄하는 팀장이 합류하였다.

 

새로운 브랜드인 삼정관에는 나 스스로가 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방문해보지 못하였다. 2020년 1월에 문을 열었는데 2월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브랜드 론칭부터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걱정하면서도 끝까지 방문 안한 나라는 주주 반성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와디즈를 통해서 공개된 이 신사업의 매출 흐름을 보니 최근 4월까지 오히려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솔직히 좀 놀람) 그런데 메뉴 구성을 보니 직장인들이 점심이나 저녁에 이야기 나누며 먹기 좋은 구성이라 기대가 되긴 한다.

삼정관 메뉴(출처: 와디즈)

반면 삼정하누의 매출은 2~4월 급감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오픈더테이블과 HMR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해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 같다. 오픈더테이블은 올해 카카오와 GS리테일의 투자를 유치한 공유주방 회사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보면 레시피를 확정해서 마트나 홈쇼핑 등지에 '삼정하누' 브랜드로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HMR 상품들을 런칭할 계획인듯 하다.

 

삼정하누가 이번에 발표한 추정 매출액을 보면  2020년 예상 매출은 37.5억, 순이익은 3.6억이다. 2018년 당시 목표했던 매출과 순이익보다 상당히 줄어든 편이지만, 2021년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당시의 목표 매출액과 유사한 81.1억, 17.3억이다. 현재 구성을 뜯어 보면 삼정하누 보다는 삼정관의 직영 확대와 가맹수 증대로 성장의 방향을 피벗한 것 같다. 경기가 이러다 보니 삼정하누에 꾸준히 갈 사람은 가겠지만, 그렇지 않은 더 많은 대부분의 사람을 타겟팅한 새로운 시장으로의 추가 신사업으로의 발빠른 확장 시도는 주주로서 칭찬할만 하다. 

삼정하누 추정 매출액(출처: 와디즈)

 

추가 투자를 한다면 왜?

우선 추가 한우 바우처는 나에게는 개인적인 매력포인트가 아니다. 이미 연간 바우처로 제공받는 한우가 내가 소비가능한 수치를 넘어섰다(사실상 돌이켜 보다도 2018년 투자는 엄청나게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새로롭게 삼정하누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는 바우처는 상당히 매력적인 포인트이다. 420만원을 투자하면 약 170만원의 고기를 받고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금의 여력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지만 추가 투자를 하게 된다면 내가 투자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회사가 예상하는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는 시점인 2022년부터는 M&A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 동반매도 청구권으로 Exit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번도 해본 적 없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혹은 브랜드 확장 후 코넥스 상장으로 회사의 가치상승과 함께 주식 자체를 좀 더 자유롭게 거래 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일 것 같다. 실제로 개인적으로 최근에 비상장 회사나 K-OTC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개인적으로 상환전환우선주의 청구는 이번에 제시되는 것이 복리가 아니라 단리 4%라서 크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회사가 잘되어서 1:1전환 청구를 하게 되는 것이 베스트겠지만, 혹시라도 상환을 굳이 청구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회사의 성장성에 회의감을 가질 때가 아닐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주로서는 일부 헷지 기능을 가지는 것이니 뭐 보통주 때보다는 안전장치가 늘어난 투자로 볼 수도 있겠다. 이번 와디즈 페이지에서는상환 청구 가능시점이 나와있지 않다. 

 

개인적으로 3년간 주주로 있어보니, 우선 네이버 밴드를 이용해서 삼정하누에 관한 질문이나 예약 주주행사 등 이사님 한 분이 열심히 주주들에게 응대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나도 스타트업에서 일해봤고, 여전히 일하고 있지만 감추는 것 없이 솔직히 다 대답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직간접적으로 이래저래 회사의 성장을 보고 있는 것이 상당히 재미난 편이다. 그간에 2019년에는 하나금융그룹 VC인 하나벤처스에서 시리즈 A 규모 20억원 투자금도 유치했다. 현재 기업가치를 약 75억원으로 공개를 했는데 20억원을 내주었다는 점은 지분을 상당히 많이 사갔다는 것인데, 삼정관이 장사만 잘 된다면 다음 투자 때는 주당 가치가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성장을 보는 것은 재미있따.

 

가족들과의 행사 때 편하게 좋은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도 있고, 정기적으로 가족들에게 고기도 보낼 수 있는 좋은 투자라고 생각한다. F&B쪽 스타트업에 투자해서 혜택도 받고, 장기적으로 M&A 등의 엑싯의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어차피 와디즈에서 어떤 투자를 해야할지 망설이고 있다면 꼭 한번 고려해보시길 바란다. 

 

와디즈로 지금 들어가서 6월 말 펀딩 알람신청을 하고 한우상품권 당첨 기회도 받아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