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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HCN이 SK바이오랜드 전량 매입 - 물줄기 터진 수원
앞선 글([투자] SK바이오랜드 2020년 2분기 실적 분석, [투자] SK바이오랜드 인수전 이후- 이슈는 카티스템과 첨생법?)에서 그런 말을 한 적 있다. 현대HCN-SK바이오랜드 인수합병 딜에서는 SKC측 입장은 더이상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개인적으로 현재 시점에서 SK바이오랜드 주주라면 현대백화점그룹에 속하게 되는 SK바이오랜드가 어떤 도구들을 가지게 되는지만 주목하면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매각대금 1,205억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
어찌되었건 SKC는 SK바이오랜드 지분 27.94%(약 419만주)를 현대HCN에 매각했다. 뭐 개인적으로는 SKC투자자가 아니기 때문에 SKC가 앞으로 어떤 산업을 어떻게 키워갈지 당장에 관심 없다. 그런데 1,205억이 27.95%라는 것은 현재 SK바이오랜드의 전체 가치를 4,312.8억으로 쳐줬다는 것이다. 오늘 2020년 8월 19일 종가 27,800원을 기준으로 SK바이오랜드의 시가총액은 4,155억원이다.
누군가는 이 가가격이 바닥이라고 외칠 것이다. 그런데 그에 앞서 이런 고민을 해보았다 "SKC가 더 팔고 싶었을까? 현대HCN이 더 사고 싶었을까?" 이 시점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매매에 적극적이었는가이다.
개인적인 결론은 SKC가 더 팔고 싶어했다로 내렸다. 그래서 더 비싼 미래가격이 아니라 현시점의 시장가 정도로 비교적 저렴하게 팔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SKC측이 BM혁신 방향성에 맞춰 빠르게 준비해야할 것이 많은 이 시점에 현금이 많이 필요한 것에 반해, 현대백화점그룹은 사실 조금 억측하자면 화장품 및 건강식품 원료 시장이나 바이오와 관련해서도 다른 대체제가 있었을 것이다. 다만 SK바이오랜드가 좋은 매물이었고 적절한 타이밍에 비교적 저렴하게 나와서 감사하며 매입했을 뿐.
이런 가정하에 현대백화점 그룹이 좋은 매물을 저렴한 가격에 매입하는 딜을 성사시켰다고 생각한다. 물론 치밀한 재무적인 계산은 난 모르겠고, 그냥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이 가진 BM과 SK바이오랜드가 가지고 있는 재료들을 놓고 미래 회사의 모습을 상상해본다면 내 상식선에서는 그렇다.
현대백화점은 무슨 생각일까?
현대백화점그룹에게 있어서 이번 인수는 핵심 사업인 유통(백화점, 홈쇼핑, 아울렛, 면세점), 패션(한섬), 리빙/인테리어(리바트, L&C)에 더해 뷰티 및 헬스케어 부문으로 사업 영역 확장의 발판을 '제대로' 마련한 계기가 되었다. 사실 이미 정지선 회장의 현대백화점그룹 확장팩 에디션들은 다 성공의 연속이었다. 유통이라는 도로가 뚫려 있으니 그 물줄기에 좋은 제품을 흘려 보내기만 하면 누군가는 사가는 멋진 BM.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지난 5월 현대백화점 그룹의 패션계열사인 한섬이 기능성 화장품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지분 51%를 인수하여,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에 이미 진출한 바 있다. 그런데 그러한 기능성 화장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천연원료와 바이오 연구를 함께하는 SK바이오랜드가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될 수밖에 없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단순히 이런 국내외 유통망만을 이용한 사업다각화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바이오메디컬 사업에서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재 확보를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SK바이오랜드가 이와 관련해서는 어떤 역할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첨생법이 통과하여 카티스템 독점판매권 확보와 동시에 3상 실험을 하면서 전수 받을 노하우들이 그대로 현대백화점의 바이오메디컬 사업에서 활용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면.... 현대백화점그룹을 보유하는 것이 더 나으려나....)
기존에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한 다른 회사들의 사례를 보면 2012년 4200억원에 인수된 한섬은 7년만인 작년 1조2000억원의 매출을 냈으며, 2012년 500억원에 인수된 리바트 또한 올해 2분기 매출만 3,428억 6,300만원이다. 2018년에 3,666억원에 인수한 현대L&C 또한 작년 매출액이 9,690억원이었다(2018년에는 1조 단위였다는게 함정이긴 한데, 영업이익은 개선되었다). 여기에 SK바이오랜드가 또다른 한 축이 되길 기대해본다.
SK바이오랜드의 사업성은 어떻게 될까?
현대백화점그룹이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 역량이 압도적으로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품과 건강식품의 원료, 의료기기, 의료의약품 등을 생산하는데 주력을 가진 SK바이오랜드 자체도 이 유통망의 시너지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의 규모가 더 높아질 것으로 개인적인 기대가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망을 타면 기본적으로 파이가 커질 수밖에 없고, 또한 지금까지 보여준 영업이익률 16~17%가 더 낮은 유통단계를 거침으로 인해서 개선될 여지도 있다. 새로운 상품이 추가되고, 현대백화점그룹내 타 계열사(한섬 화장품, 현대그린푸드 등)에 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또한 SK바이오랜드의 매각 이후 사업성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는 이유이다.
개인적인 결론은 SKC에 있는 것 보다 오히려 본인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제 자리를 찾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마치 막혀있던 수원이 물줄기가 터지면서 거대한 흐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그런 모습들이 상상된다. 그렇다면 언젠가 현재의 가격은 미래의 그 가치에 수렴하게 될 것이므로 나는 긍정적으로 앞으로도 추가 매입하며, 현재의 포지션을 유지하고자 한다. 대신 투자기간은 길어지겠지... (뭐 얼마된다고 그냥 쳐박아 둬야지)
* 매수 추천이 아닙니다. 개인이 공부하며 정리하는 공간이니 참고 정도만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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