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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의 실적이 실비보험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는 뭐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시장에서는 강력한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치킨게임이 끝나 업체들이 합병될 수 있다는 등의 예측이 많았다. 지급준비율이 높아지고 있고, 배당율이 좋아서 많은 가치투자자들이 투자를 했던 오렌지라이프에 11월 중순 폭탄이 떨어졌다.
신한지주-오렌지라이프 지분스왑(주식교환) 공시이다.
http://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51570
조용병, '하나의 신한'에 오렌지라이프도 넣어 '리딩금융' 굳힌다
신한금융지주가 내년부터 오렌지라이프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해 순이익을 늘리고 비은행 계열사에서 벌어들이는 비이자이익 비중도 끌어올리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조용병 회장은 오렌..
www.businesspost.co.kr
http://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191204000479
오렌지라이프/주요사항보고서(주식교환ㆍ이전결정)/2019.12.04
dart.fss.or.kr
공시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 오렌지라이프 주식 1주 > 신한지주 0.66주로 교환
- 오렌지라이프 주식 1주 > 28,235원에 매수청구권 부여
신한지주 주주로서는 사실 우량한 생명보험사를 헐값에 사드리는 것이라 만세를 불러야 할 것 같다. 인수와 합병은 늘 상대적인 이야기이다.
히스토리를 보자. 2018년 9월 경 신한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지분 59%를 인수한다. 인수 당시 주당 인수가는 47,400원이지만, 당시 오렌지라이프의 시장가격은 35,000원 선. 사실 내가 당시에 오렌지라이프 주주였다면, 바로 매도를 했을 것이다. 뒤에 언급하겠지만, 비슷한 사례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주목해서 스터디 해야 할 부분은 당시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및 임원은 인수가인 47,400원에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부여받았고, 2019년 1월 이 스톡옵션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이때 발생한 차익은 513억. 대표와 임원에게 시장가 보다 높은 스톡옵션을 부여하며, 사모펀드가 이 주식의 지분을 사들였다. 곧 무언가의 행동을 해서 배당을 높이거나, 차익을 높이는 행동을 할 것이다. 늘 저들은 그렇다. 체질 개선 보다는 더 약한 누군가를 죽여가며 본인들의 이익을 높인다.
이후 오렌지라이프의 가치와는 상관없이, 주가는 흐르고 흘러 23,000원대를 찍은 후 28,000원대를 형성하였다. (물론 생명보험사 대부분이 이 기간 사업성 등의 문제로 주가가 반토막이 나긴 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 타이밍 쯤, 2019년 11월 위 주식교환 공시가 난 것이다. 오렌지라이프 경영진의 프리미엄을 인정한다고 할 지라도, 특정 소수에게 513억 원어치의 현금을 보전해주고, 확보한 59%의 지분을 이용해 소액주주의 의지와 상관없는 주식교환을 추진하고, 싫으면 28,300원에 주식을 팔라고 매수청구권리만 던져준 것이다. 소액주주가 임차인이냐? 공동 투자자지. 완전 깡패다 그냥.
아. 이 얼마나 더러운 행동인가. 아름다운 우리나라 금융 후진국! 정부는 비슷한 상황이 몇 번이나 벌어지는 상황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점은 일반주주의 권리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었다면 어떻게 하였을까? 이와 같은 이해상충이 발생할 시 지배주주 중심의 일방적 자진상폐가격 결정은 쌍방대리를 해소하지 않은 불법사항으로 정의내리고, 이 행위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또한, 기업가치 산정에 따라 비례적으로 일반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니 코원에너지, 아트라스BX 등 많은 사례들이 나오더라. 근데 눈에 걸리고 기억에 가장 남는 그놈의 태림페이퍼 사건. 당시 사모펀드 IMM은 태림페이퍼 자산을 고가에 매도하고, 태림포장 지분을 저가에 매수함으로써, 소액 주주 쫓아낸 후 폭탄배당 증액 등의 문제로 말이 많았다. 당시 사모펀드 IMM이 5,336원에 매수, 2015년 소액주주 주식 공개 매수 3,500원, 2015-2018년 폭탄배당, 2019년 세아상역에 35,000원 매도... 2019년 세아상역에 태림페이퍼 매도 계약체결을 하였을 때, 소액주주를 쫓아낼 당시 대비 10배 이상의 차익을 보지 않았던가. 조사하다 알게된 건, 대단한 분들이 있었다는 건데... 당시 소액주주 주식 강제 매수가 부당하다고 4년간 소송을 하여 승소한 분들이 있었다. 결국 당시 합당한 주당 가격이 13,261원이었다고 판결을 받았다고 한다. 정부랑 금감원이 해야하는 일 아닌가?
1대 주주인 국민연금까지 탈탈 털려버리는 사모펀드... 대단하다 참. 돈 앞에 타인의 삶은 없구나.
http://news.mtn.co.kr/newscenter/news_viewer.mtn?gidx=2019101811091230580
"말 그대로 타인은, 아니 사모펀드는 지옥이다"
어쨌든, 나는 최근 오렌지라이프를 27,000원대 초반에 매수했다. 현재 신한지주 주식과의 금액과 비율로 곱해보면 손해는 아닌 것 같다. 라임펀드 등 현재 신한지주 앞에 놓은 지뢰밭들과 폭탄들이 얼마나 신한지주를 괴롭힐지를 생각하면 조금 헛웃음이 나지만... 결국 뭐 은행주 매입하는거네. 교환되는 날인 2월 6일인가부터 신한지주 주가라도 올라가길 바라며... 이 이슈를 체크 못한 나를 탓한다.

이제 이 로고도 사라지는건가? 생긴지 얼마나 되었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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